신규자가 궁금해하는 인사업무
인사담당 업무를 맡아하면서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다 보면 이제 막 임용되어 들어온 신규직원들의 궁금증에 대답을 해줄 기회가 많아지게 되었다.
신규 교육이나 워크숍에서도 선배와의 대화라는 제목으로 공직생활을 하고 있는 현직 직원들이 나와서 아직 임용 전인 교육생이나 1년 미만의 임용자들의 질문을 받아 대답해 주는 식의 행사이지만 솔직히 임용 전의 그런 자리는 아직 뭘 물어봐야 할지 모르는 상황의 사람들에게는 내가 처한 상황에서 앞으로의 일을 묻기는 어려운 자리이고, 1년 미만의 신규자 대상 워크샵이라고 해도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내 상황에서 궁금한 내용을 디테일하게 물어보기는 참 어렵다. 그래서 그끔이지만 임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점심이나 저녁 자리를 물어봐서 신규직원과 소규모로 이야기를 하는 자리를 만들곤 했다. 대답하는 사람은 나 한 명이고 신규직원과 임용된 지 1~2년 차의 직원으로만 만든 자리로 이때는 정말 자세하고 민감한 부분까지 이야기해 준다. 그에 관한 내용은 크게 나누어서 아래에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연고지는 언제 갈 찾아갈 수 있나요?
- 연고지 문제는 대부분의 신규임용자에게는 매우 큰 문제이면서도 정말 막연하게만 주워들을 뿐이지 제대로 설명을 들을 기회가 많지 않다.
- 보통의 경우 신규임용자는 본인의 연고지가 아닌 곳으로 발령이 나는 경우가 많다.
- 인사이동의 전체 흐름 중에 신규직원의 임용은 거의 끝의 순서이기 때문이다.
- 퇴직, 휴직 등 직원 공백이 생기면 (복직, 승진자의 보직발령, 연고지전보) 이후에 남은 자리에 신규직원이 임용된다고 이해하면 된다.
- 물론 위 상황으로 다 진행 후 남은 자리가 도시 지역이거나 내 연고지 주변이라면 매우 좋은 케이스이지만 연고지와 멀거나 시골지역으로 발령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 이렇게 발령을 받아 온 신규임용자는 관사에 방이 있다면 그나마 덜 들이며 지내기도 하지만 자취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월급을 생각한다면 압박이 심해지고, 더욱이 연고지 찾아가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 이런 상황에서 얼마 정도 지나야 갈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일단은 필수근무기간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각 기관마다 발령을 받은 시점에서 필수로 근무해야 하는 기간이 각 규정으로 정해져 있기에 그 기간 동안에는 이동이 불가하며, 그 후에 연고지 명부가 있다면 그 순서로 진행되는 부분을 알려준다.
- 연고지 신청에 관한 부분도 인기가 많은 지역과 없는 지역의 구분이 내 연고지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 지도 알려줘야 한다.
- 인기지역(보통은 도심)은 연고지 대기자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군 단위나 비인기 지역에 연고지 신청한 사람보다는 늦게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 그래서 근무희망 등으로 이동하고자 하는 지역을 골라서 신청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기자가 적다는 부분은 해당 지역의 자리가 빨리 난다는 것과는 연관이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갈팡질팡하다가 인기지역을 기다리는 것보다 더 오래 걸려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2. 월급 말고 수당이다 기타 더 받는 돈이 있나요?
- 연고지관련 내용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신규임용자의 월급으로 타지에서 자취까지 한다고 하면 경제적인 압박이 상당하다.
- 그나마 전세 보증금을 구할 수 있어서 전세로 집을 해결했다면 다행이지만 보통은 전세 보증금 마련할 목돈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어서 보증금이 낮은 월세로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월세+공과금+생활비만 계산해도 월급의 60% 이상은 들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 어찌보면 타지에서의 연고지를 찾아가기까지의 2~3년이 경제적인 부담이 제일 큰 시기라고도 보인다. 연차가 쌓일수록 월급도 오르고 승진시기도 올 것이며 연고지에 찾아가 집에서 출퇴근한다면 나가는 비용도 줄어들 것이니 말이다.
- 신규임용자이기에 돈에 더 간절하고 관심이 많을 환경이라는 이야기다.
- 그래서 월급이 어느 정도 오르는지, 월급 관련해서도 승진을 빨리 되는지, 수당은 어느 정도 받는지 등을 관심 있어하는 직원들이 많다.
- 물론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찾을 수도 있는 내용이겠지만 실제로 이 정도 시기에 이 정도 월급 이외의 수익이 있으니 그것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가지 이야기 해줄 수 있는 기회도 많지 않다.
- 신규임용자이기 때문에 연차가 쌓여야 나오는 정근수당에 대해서는 앞으로 기간이 지나면 나온다는 설명만 하고, 명절정에 2번 나오는 것, 3월쯤 나오는 성과수당, 3월에 나오는 연말정산금 등 연초에 몰아 나오는 수당과 명절에 나오는 수당에 대해서 알려준다.
- 하지만 수당을 받는 기준 금액 자체가 낮기 때문에 각 수당을 다 모아도 액수가 크지 않고 임용초반에는 생활에서 돈 쓸 일이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돈관리를 타이트하게 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 그래서 돈에 대한 공부를 월급을 받으면서 시작할 것과 신용카드는 일단 만들어 쓰지 않는 것을 이야기해 준다.
- 돈을 벌어보다 온 사람은 괜찮지만, 정말 공부만 하다가 신규 임용된 직원들은 월급을 처음 받는 것이고 내가 처음 돈을 벌어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래서 이 돈으로 한 달간 어떻게 생활하면서도 얼마 정도를 저축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이고,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나중에 카드값에 버거워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기도 한다.
- 미리 가이드라인을 어느 정도 이야기 해주어서 작은 돈이라도 돈을 모으고 공부를 해보라는 조언을 해준다.
- 시간의 흐름은 정말 빠르기 때문에 어느 순간 연고지를 찾아가고 이제 4~5년 차가 되는 순간에 뒤를 돌아보는 상황들이 생기게 되니다.
- 그럴때 어려웠지만 첫 월급부터 조금씩 돈을 모으고, 공부해 가던 것이 작은 결실로 내게 힘을 주게 된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기도 한다.
3. 업무를 수월하게 하기 위한 노하우를 알려주면서 불만을 들어주는 상황도 많았다.
- 무조건 그럴 수밖에 없다. 신규임용자인데 당연히 모든 업무가 처음이고 모든 상황이 처음이다. 그럴 때 좋은 팀장을 만나고 좋은 사수를 만나면 좋은 분위기에서 업무를 습득하면서 빠르게 안정감을 갖겠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 어디 그러한가.
- 어느 한 부분은 참 가혹하고, 어렵고, 억울한 상황도 생기고, 사람 또한 그렇게 능력자인 팀장과 사수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 그런 상황을 겪으면서도 어디 하소연하기가 어려운 것이 신규자이다.
- 이런저런 질문에 답변해 주면서도 신규자의 이야기는 많이 들어주는 것이 좋다.
- 본인의 상황을 알아야 적절한 답변을 해준다는 부분도 있지만 결국에는 그들 또한 속에 담아준 것을 말하고 털어 내야 할 상대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 미리 경험해 보고, 충분히 공감해 줄 수 있는 상대로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어려워하는 부분들에 대해 하나씩만 슬쩍 조언을 첨가해 주는 역할을 해주자.
- 나는 그런 사람이 딱히 없었다는 부분에서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행동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다.
- 충분히 서로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만 ‘나 때는 말이야’하면서 ‘이런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대처하니 해결이 되기도 했다.’, ‘여기서 힌트를 얻어봐라’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 ‘나 때는 말이야’는 아무 때나 내 고생담을 자랑하기 위해 하는 말이 아니다.
지금 바로 생각나는 자주 들었던 질문들과 그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해주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정리했다.
이제는 나도 다시 신규임용자가 되겠지만 그나마 있는 경험들을 잘 살려서 무난한 생활을 이어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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